캄보디아&태국|| Ep.15 방콕에서 강균성을 만나다.


여유로운 아침의 공기가 싱그럽다.


어제 완료한 "앙코르 유적지 하루만에돌기" 퀘스트를 끝내고 성취감에 휩쌓여 행복에 젖은 여유이다. 


현진이보고 천~~~~천~~~히 준비하라고 말하고 호텔 테라스에서 와이파이를 만끽했다.  


검색기를 돌려보니 펍스트리트 (Pub Street)와 올드마켓이 시엠립 도시의 주요명소인듯하다.


메콩강 투어도 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비추가 너무심해서 다음을 기약해 본다.


어짜피 현진이를 방콕에 데려다주고 캄보디아 > 베트남 > 라오스 루트를 생각하고있어서 미련은 없다.



걸어서 올드마켓으로 향했다.


시엠립에 얼마나 있었다고 동네 길은 벌써 빠삭하다. 


방콕과 비슷하게 낮에는 로컬들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길 건너편에 있는 펍스트리트에서 밤새 씐나게 놀고 낮에는 하루종일 자고있을테지...


비싼 돈주고와서 밤새 술이나 마시고 혹시나 여자와의 하룻밤을 위해 열정을 쏟아붇는 여행객들을 보고있자하면 한심하다는 생각이든다. 


뭐 객관적인 의견일테지만, 밤새 어디서 놀고들어와서 여기 클럽 좋았어요 저기 바 좋았어요 이런썰을 자랑스럽게 말하고다니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그들과 나는 참 다른 여행을 하고있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시장상인들과 아침부터 장보러 온 주부들의 모습이 활기차다. 


신기하게 아무도 현진이와 나에게 눈길을 주지않는다.


북새통인 비좁은 마켓을 휘젓고 다니면서 사진질이나 하는게 로컬들에게 조금 미안했지만 아침시장은 역시나 볼거리가 많다. 


올드마켓 중심부엔 식품위주로 장이 열리고 바깥쪽에는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시엠립이라 그런지 앙코르 유적지에서 봤을법한 미니어처 조각품들과 외국애들이 좋아할만한 자질구레한 소모품들로 가득하다.


딱히 갖고싶은건 없고, 빨래를 못해서 옷이좀 필요해서 죽어도 $5달러 달라는 티셔츠를 $1에 구매했다...



이름하여 노 뚝뚝 투데이 앤 투마로우. 


캄보디아 거리를 걸어다니다 보면 뚝뚝이 기사들이 엄청나게 달려드는데, 


노뚝뚝 티셔츠를 입고다니니까 그저 웃으며 지나간다. 몇몇 아저씨들은 티셔츠 멋지다고 엄지를 척!



안젤리나 졸리가 툼레이더 촬영할때 자주왔다던 음식점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더운데도 뜨거운 국물이 생각나는걸보니 역시나 코리안.


어슬렁거리며 거리를 활보하다가 우체국에들러 편지도 보내고 날이 더워저서 숙소로 다시 돌아갔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숙소에 돌아오니 배수관에 문제가 생겨서 화장실물이 나오지 않는단다.


어쩔수없이 물 500ml짜리 네병으로 바디워시와 샴푸, 양치와 빨래까지 마쳤다.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공교롭게 공항으로 향하는 뚝뚝이에 오르자마자 엄청난 장마비가 쏟아진다. 


뚝뚝이 기사가 물에빠진 생쥐마냥 홀딱 젖어서 뭔가 미안했지만 그는 익숙하다는듯 옷을 쥐어짜고 괜찮다며 어서 공항에 들어가라고 배웅을 해준다.



시엠립 국제공항은 새로 지어졌는지 내부시설이 엄청 깨끗하고 잘 갖추어져 있었다.


현진이는 피곤이 가시지 않았는지 공항에서 기다리는 모습이 불쌍한 피난민 모습이다. (뭐 나도 만만치 않았겠지만...)


둘다 씨거멓게 타가지고, 옷차림만 로컬처럼 멀끔했으면 아마 동남아 사람이라고해도 믿을만한 비쥬얼이다. 


어느 나라를 가든 상류층의 모습은 비슷하다. 명품으로 치장하고 핸드폰에 코를박고 주위의 시선을 즐기는듯한 여유로운 모습이랄까. 


그런모습을 보고있자하 LTE좀 테더링해달라고 부탁하고싶다. 



에어아시아를 이용한 죄(?)로 수완나품공항이 아닌 돈무앙 공항에 떨궈졌다.


수왕나품 공항이 새로 지어지면서 돈무앙은 저가 항공사의 허브(hub)가 되어버린듯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짐을 찾고 택시를 알아봤다. 


분명히 정찰제라고 하지만 부르는게 가격인게 현실... 혹시나해서 한국여행객들을 찾아보았지만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한국 여행객들은 보이지않는다.


종이에 택시쉐어하자는 푯말을 만들어 공항을 돌아다녀보지만 역시나 성과가 없어서 그냥 타기로 한다.


택시기사아저씨가 말도안되는 500밧을 불러서 400밧으로 흥정을 했다.


짐만 트렁크에 넣고 택시옆에 서서 끈질기게 협상을 해보다가 안되서 비장의 무기를 꺼내본다.


"미터기로 갑시다"


안된다고 해서 가방을 트렁크에서 빼는 시늉을 했더니 알았다며 그러자고한다.


카오산로드까지 가는내내 아저씨는 입이 댓발로 나와서 눈도 마추치지 않는다. 


카오산로드에 도착해서 미터기를 보니 280밧이 찍혀있다. 300밧을 아저씨 손에 쥐어주고 썩소를 날려주고 택시에서 내렸다. 


그러게 진작에 400밧에 갈것이지... 


카오산로드는 여전히 술취한 백인여행객들로 가득하다. 트렌스젠더 형님들이 지나가던 내 가슴을 조물락 거리며 반겨준다.


첫날에 엄청나게 헤멧던 길을 내동내마냥 걸어 벨라벨라 하우스 (Bella Bella House)에 450밧짜리 에어컨방을 잡았다. 


첫날에 지냈던 반사바이( Baan Sabai)와 너무나도 비교되게 좋아보인다. 깨끗한 시트와 뜨거운물이 콸콸나오는 샤워시설, 창문도 이중창문에 에어컨도 삼성형님꺼다. 


말끔하게 씻고 저녁을 먹으러 우리의 당골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주인 아저씨는 우릴 알아봤는지 우리앞에 기다리던 중국커플은 구석에 보내고 좋은 자리로 내 주셨다. 역시 어딜가나 당골이 되어야 대접을 받는다. 



현진이는 마지막 밤이 아쉽다며 맥주를 한잔 걸치고 불빛과 음악으로 가득찬 카오산 거리를 눈에 담았다.


구석구석 돌고있는데 길가에 어디서 본듯한 사람의 사진이 보였다.


"강균성! 누나 강균성!"


보아하니 왕자빨되는 인물인거같은데 강균성을 빼닮았다. 강균성이 요즘 잘나가더니 태국에서 왕자가 된게 아니냐며 말도안되는 말을 주고받으며 웃어댔다. 







반응형
TAGS.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