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Ep.25 치앙마이 나이트바자(회)

도이수텝에서 내려와 부핑팰러스(Bhuping Palace)를 향해 힘껏 밟았다.


정상에서 너무 장시간 멍때려서 오후 세시가 훌쩍 넘어 버리고,


세시 반 까지 연다는 부핑팔라스의 입구라도 보고 오자는 플랜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3km를 미친듯이 달려 주차장에 도착했지만, 장사를 접고 차에 짐을 싣고 있는 상인들로만 분주하고


여행객은 우리 둘 뿐이었다.


'뭐.... 입구는 봤으니까!....'


그래도 부핑팔라스 입장료 50밧도 아끼고,


내장까지 시원해지는 바람을 맞으며 멋진 드라이브도 즐길수 있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스릴있고 짜릿하다,


눈썹이 휘날리게 달리는 나와는 달리


안전을 중요시하는 현석이는 서행이다.


계속 기다려야하는 입장이 되어 신경은 쓰이지만,


현석이의 - 동행하는 사람의 - 철학을 존중하는것도 동행의 암묵적인 룰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7,8개월동안 더 여행을 해야하는 현석이에게 안전과 건강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일거다.


이렇게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내 자신이 세삼 신기하다.


분명 5년전이었다면 짜증부터 내는게 당연했겠지만,


[인도에 같이 여행간 친구랑 다투다 9일만에 친구가 캐나다로 돌아가게한 장본인이다]


내 지랄같던 성격이 여행을 통해 성장한걸보면 역시 여행은 나에게 경험뿐만 아니라,


조금더 곧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건 아닐까?


생각을 하다 서행을 하게되어 현석이와 나란히 도시에 도착했다.




오토바이를 숙소앞에 세워두고 저녁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을 해보기로 한다.


성서를 열어보니 치앙마이의 나이트바자란 곳이 소개되어 있다.


여행객들을 위해, 그들에 의해 변화된 시장문화가 그리 궁금하진 않지만, 


저렴한 음식을 찾는 현석이와 나에겐 어쩌면 성지가 될 수도 있는 곳이라 오토바이에 다시올랐다.


좁쌀만한 지도를 가이드삼아 치앙마이의 비좁고, 뒤엉킨 길을 파헤쳐본다.


따갑디 따가운 해가 산 뒤로 숨어, 어둠이 드리운 치앙마이는 생명이 없어보인다.


여행자 밀집지역에만 귀청이 찢어질듯한 음악에,


눈이 멀어버릴만큼 밝은 불빛에 취한 여행객들이 벌레처럼 모여있을뿐이다.


카오산로드만큼 번잡한 나이트바자 거리는 중국관광객과 백인여행객들이 한손엔 지갑을 장착하고 다른 한손엔 잡다한 기념품을 한가득 들은채 돈지랄을 하고 있었다.


음식점이 몰려있는 골목엔 외국 여행자보단 저렴한 음식을 찾는 태국여행자들로 가득했다.


대충 눈으로 스캔해보니, 저렴한 식재료를 사용한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저렴한 간이 음식점들로 즐비...


날도 어둑한데 다른 음식점을 찾아간다는건 무리(?)라 판단되서 대충 때우기로 했다.







로컬시장 음식을 기대했던 나에겐 상당히 실망스러운 저녁이었다.


별로 먹은것도 없지만 소화도 할 겸 나이트바자를 둘러보는데


정말, 자질구레한 중국산 기념품뿐... 어디, 동네 바자회를 연상케하는 나이트바자.


내일을 위해 일찍 들어가서 잠이나 자자고 입을 모으고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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