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Ep.23 치앙마이에서 맛 본 인생카레!

치앙마이에서의 둘째날이 밝았다.


저녁에 내가 춥다고 징징대서 에어컨을 좀 줄여자고 일어났더니


방이 아주 찜통이 되어있었다.


땀이차서 촉촉해진 방댕이를 의식적으로 벅벅긁어주고


쌔근쌔근 자고있는 현석이를 위해 에어컨을 이빠이 틀어주고선 잠시 누워있었다.


잠시 미뤄두고 있었던 걱정들이 머리를 가득 채운다.


여행밖의 걱정들은 아무리 고민해봐도 의미가 없다,


수철이 형님에게 연락을 해보기로 한다.


형, 내일 저녁 6시에 출발해요.


후딱갈테니 카톡으로 지금 계신 숙소정보 알려주세요.


혹시나 수철이형이 다른지역으로 이동할까 걱정이 된다. 


내가 왜 이렇게 형에게 메달리는 걸까?


분명 좋은 사람은 맞지만, 내가 동행에 이렇게 목숨을 거는건 표면에 보이지 않는 이유가 있으리...


방콕에서 밍기적 거리고 있는 나를 이끌어 줄 손길이었지만 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방콕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어쩌면 그와의 (동행하자했던) 약속을 지키면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사라지지 않을까...


그리고 역동적인 그의 곁이라면 그의 열정이 뭍어나서


나도 다시 여행다운 여행을 할수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 내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한참을 생각하며 뒤척이는데 현석이가 일어났다;


우리는 아침인사도 없이 서로의 숨소리만 인지한채 침묵을 지키며 잠시 누워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밥 먹으러 갈까?"


라는 질문에 벌떡 일어나서 나갈 채비를 한다.


어제 찾지 못했던 "맛집"을 찾아 



▲[프렌즈 태국편], 치앙마이 지도.

R6이라고 기재되어있는 아룬 라이(Aroon Rai) 레스토랑을 찾아


개구리 뒷다리 튀김을 찾아!


우리 숙소에서 거북이 속도 도보로 10분정도 걸어서 아룬 라이에 도착했다.


메뉴도 보지않고 무조건 개구리튀김이 있냐고 물어보자 오늘은 없단다.


'제길..'


그래도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레스토랑이며 성서에서 별을 5개나 준 레스토랑이기에 


돼지 카레와 양고기 카레를 시켜서 초조하게 기다렸다.


잠시 후 카레가 나오고,  코로 한번 맛을 보고 미뢰의 감각을 날카롭게 세워 카레의 맛을 보았다.


북쪽 전통식으로 만든다는 카레는 향부터 달랐다. 


카레의 주 원료인 강황의 향보다는, 주 재료의 맛이 강하고 팔각이 들어갔는지 동남아의 대표적인 향도 은은하게 났다.


혀끝에서 감도는 갈랑갈(galangal)의 은은한 향과 코코넛의 부드러운 맛이 엄청나게 깊은 맛을냈다.


양고기도 푹 고았는지 육개장의 소고기마냥 부서지듯 쫄깃하고 특유의 비린내도 카레가 잘 잡아서 


양고기를 못먹는 사람들도 좋아할듯했다. 


현석이와 감탄사를 아끼지 않으며 밥을 세그릇이나 비웠다. 


시간이 조금 있었다며 레스토랑에서 허드랫일하면서 레시피좀 배우고 싶지만 


아룬라이에서 직접 만들어서 밀폐된 봉지에넣어 파는 카레를 세봉지사서 집에가서 연구해 보기로 한다.


인도에서 먹었던 감자와 '마'로 만들어진 카레 이후로 인생카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늘의 일정은 오토바이를 빌려서 도이수텝이란 곳으로 향하는것이다.


자전거를 빌려서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미친짓은 자제하기로 한다.


절약을 생각해서 현석이에게 오토바이를 한대만 빌리자고 제안했더니 


안전을 위해서 각자 한대씩 빌리자고 한다.


이렇게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고 소통하는 친구들이 너무좋다. 


그래야 나중에 서로 악감정도 안생기고 서운한것도 없다.


렌탈샾은 몇군데 들려 가격을 비교하고 제일 상태가 좋아보이는 스쿠터를 빌렸다.


Sino-thail 즉, 중국계 태국인이 운영하는 샾인데, 아저씨 인상이 좋아보인다.


성서에선 오토바이 렌탈시 여권을 절대 주지말것을 강요하지만, 


지난 8년간 여행하면서 낭패를 본적이 없었기에.... 그리고 아자씨가 믿음직 스러워 보여서 믿기로 한다.


하이바까지 챙기고 선글라스로 한껏멋을내어 북쪽으로 달린다. 


잘 빠진 아스팔트 길을 따라 신나게 달렸다.


우리가 지내던 지역과는 또 다른, 백인여행자 그리고 돈많은 여행객들이 밀집된 호텔,유흥가를 지나고


산자락에 위치한 치앙마이 대학을 지나 산길에 접했다.


굽이굽이 굽어있는 산길이 잘 닦여있다. 


올라가는 길에 단체관광 버스가 엄청난 매연을 뿜으며 지나갈때마다 휘청거리며 속도를 줄이기도 했다가 

 

이가 시릴정도로 시원한 산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주었다.  







올라가는 길에 정자가 있길래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보따리위에 자잘한 기념품을 가지런히 정렬해 놓고 판매하는 아주머니 한분만이 정자를 지키고 있었다.


혹시라도 사라고 할까봐 눈도 마주치지 않고, 정자끝으로 달려가 난간에 기대어 잠시 치앙마이의 절경을 눈에 담아보았다.


시원한 바람도 불어오고, 가슴 탁 트일법한 경치가 좋았다.


사람이 산을, 높은 곳을 정복하려는 이유는 바로 이런게 아닐까. 


현석이와 잠깐 서서 눈으로 그리고 사진으로 치앙마이를 담고선 서둘러서 도이수텝을 향해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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