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D26. Ep.59 만찬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Twenty Six
Episode Fifty Nine
2 0 1 6. 0 6. 2 8


Supper




사리아에 도착한  건 오후 네시 정각.

버스에서 내린 수많은 순례객들은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르는 윗니와 나는 급하게 위치파악을 해야했다.




정류장 한켠에 다행이도 마을 전도가 있어서 폰으로 찍어 이동하기로  한다.

핸드폰의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려는 윗니에게


"나만  믿어"  라는 말과  함께 앞장섰다.


큰길만 따라 걷다보니 금세 알베르게가 밀집한 카미노 길을 찾을 수 있었다.


미리 검색해 두었던 알베르게를 찾아갈까 하다가 길 위에서 만난 영국 순례객들의 추천으로 Matias Albergue에 묵기로 한다.

이탈리안 사람이 운영하는 알베르게인지 이탈리안 음식점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

더 독특한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한국라면을 판매한다.


카카벨로스 이후로 못볼 줄 알았던 신라면  봉지가 레스토랑 벽 한켠에 붙여져있다.


넘나 신기한  것.


알베르게에 짐을 풀고 맛집을 찾아볼겸 마을을 둘러보기로 한다.


가파른 언덕위에 자리잡은 순례자 길. 

50개도 넘을 것같은 알베르게가 밀집되어 있는 Rua Maior.


사리아에 알베르게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이곳이 카미노까지 100km되는 지점에 위치한 마을이기 때문이다.

카미노 증서를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인 100km를 충족시켜주는 이 마을에서 카미노를 시작하는 순례객의 수가 어마무시하단다.


보통 사리아에서 시작하는 순례객들은 (스페인)  현지인들과 유럽인들이 대부분이란다.

5일정도 휴가를 내서 휴가삼아 "놀러"올 수 있는 그들이 부럽다.


가끔 유럽인들이 너무 부러울떄가 있다.

주말이나 연휴를 맞아 배낭만 매고 유럽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으니 말이다.

요즘에는 라이언에어라는 초저가 항공사들이 버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운행하니 경비도 부담되지 않는다고 한다.





걷다보니 언덕위에 있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쉴새없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잠시 몸을 맡겼다.

지난 몇일간 몸상태 때문에 꾸준히 걷지 못해서 인지 몸이 뻐근하다.

마음속으로 다짐해 본다,


'내일은 정말 온힘을 다해  미친듯이 걸어야지!'





카미노에서 체중감량으로  인해  외모에대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윗니에게 사진촬영을 부탁하고 흘러 넘치는 자신감을 카메라 앞에서 마구 분출해 냈다.


"우~아~  어때?  섹시하지?"


윗니가 호응해주는 바람에 믿어버렸다,


"난 겁나 섹시하다."






약을 꾸준히 먹었더니 몸상태가 눈에띄게 호전되었다.

한시간에 한번씩 가졌던 변기타임도  이제는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


가벼운 마음으로 마을을 둘러보았다.

예상했던거 보다 순례객들의 수가 적어서 약간 의아하기도 하고


새로운 순례객들과의 조우를 기대했었는데

그 기대에 못미쳐 실망스럽기도 했다.





그럴싸한 음식점이 보이지않아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우리가 묵는 알베르게엔  주방사용이 불가능해서 저녁을 해먹으려는 계획도  무산이 되어버리고,

어쩔 수 없이 알베르게에서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한다.





분위기 좋은 정원에 자리잡은 음식점. 

음식 주문을 해 놓고 시간을 때울겸 기타를 잡았다.

심심풀이로 시작했던 연주가 어느새 음식점 라이브 음악으로 변했고,

식사를 하고있던 손님들에게 호응을 얻어 주인장의 사랑도 받았다.

덕분에 디저트는 주인 아저씨가 쏘겠단다.


음악하면 굶어죽지는 않는다더니...

조금더 열심히 배워둘 걸 그랬다.






연주하는 도중 사진작가로 추정이되는 프랑스 할아버지가 내 모습을 사진기에 열심히 담으셨다.

나헤라 이후로 길에서만 마주쳤던 분이신데 카미노 길위에서 만났던 순례자 중에 제일로 괴짜시다.

길을 걷다가 지치면 아무데나 침날을 깔고 낮잠을 주무시고

매일밤 젊은 여성 순례객들에게 접근해 남자의 본분을 충실하게(?) 하면서도

매일 퇴짜를 맞아 달이걸친 술잔과 함께 밤을 지새우는 분이시다.





주문했던  고르곤졸라 피자가 나오고.






감바스를 재해석한 새우요리와 마티아스 스페셜  파스타라고 불리우는

정어리,  리코타치즈,  케이퍼,  토마토가 들어가고 올리브유,  바질  그리고 마늘로 간을 한  파스타도 나왔다.






속이 괜찮아진지 얼마나 됐다고 포식을 하냐며 걱정하는 윗니의 말은 한귀로 흘려버릴 정도로 맛있다.






배불러서 배가 터진다며 곡소리를 내는 우리에게 초콜릿 퍼지 케이크(Chocolate Fudge)를 가져다  주신 사장님.


"On the house"  라는 말을 남기고 쿨하게 돌아서신다.


연주한 댓가는 맛봐야 하지 않겠냐며 한입 먹어보는데


넘나 맛있다.


결국 케잌도 올 클리어 하고 저녁식사를 마쳤다.


이 포만감으로 내일을 불태울 것이다.

기다려라 카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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