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D19. Ep.44 레온에서 타파스 투어!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Nineteen
Episode Fourty Four
2 0 1 6. 0 6. 2 1


Tapas Tour







오늘 저녁은 "무료 타파스"로 유명한 레온에서 타파스 투어를 할 계획이다.


워낙에 저녁 장사를 늦게 시작하는 스페인인지라 타파스 투어를 가기전에 카르푸에서 간식거리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낮에 지엘로에서 포장해온 초콜릿 케잌과 함께 간단한 저녁을 먹고


타파스로 유명한 산 마르틴 광장("Plaza de San Martin")으로 출발!





석양을 뒤로하고 미로같은 골목길로 들어섰다.


2틀째라고 패기있게 지도도 없이 돌아다닌다.




이제는 확실히 순례자보다는 여행자의 들뜬 마음으로 '즐거움'을 찾아 돌아다닌다.


역시나 간사한게 사람 마음이구나 싶다.


분명 카미노길을 걸을때 먹는 밥은 생존을 위해 먹는 사료 같았고,


카미노길을 걸을때 마시는 술은 하루의 고단함과 아픔을 잊기위한 치유 약 같았는데...





최종목표 열 곳을 두고 본격적으로 타파스 투어를 시작했다.


산 마르틴 광장의 남쪽끝에 위치한 라시모 데 오로에서 첫잔을 기울이기로 한다.


무난한 레드와 화이트를 주문하니 당연한듯 정어리 타파스가 함께 서빙되었다.






술을 잘 못하는 윗니는 맛만 보기로...


카미노에 오르기 전엔 나도 사실 와인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푸엔테 라 레이나 이후로 스페인 레드와인과 평생 연을 맺기로 다짐했다.


(Ssaria 라는 레드와인이 있는데. 단언컨데 내 인생 최고의 레드와인이라 감히 단정지어본다.)


타파스 문화는 한곳에서 한잔만 마시고 자리를 이동해야한다는 묵언의 룰이 있어서


바로 옆집인 레보테("Rebote")로 자리를 옮겼다.






페드로 아저씨가 추천해준 레온산 로제 와인을 한잔 하기로 한다.


로제 와인의 독특한 색은 와인을 만들때 포도를 껍질채 사용하기 때문에 나오는 색이라고 한다.


마치 인위적으로 만든 것같은 아름다운 빛을 품었다.


요즘은 스파클링으로 생산되어 와인 품목에서 제외되는 추세지만 레온의 로제와인은 텁텁함이 강한 화이트와인과 흡사했다.






스페인에서 유일하게 무료로 타파스를 제공한다는 레온. ( 도시전체가 이 룰을 준수하고 있다)


그래서 타파스가게마다 자신들이 자부심을 갖는 시그니쳐 타파스가 있다고 한다.


레보테에선 하몽과 치즈가 들어간 크로켓을 제공했다.


감자가 들어간 한국과 일본의 크로켓과는 달리 치즈가 80%인 스페인 크로켓.


다행이도 크로켓의 느끼함을 로제와인의 텁텁함으로 잡아주어 조합이 아주 잘 맞았다.





세번째로 향한곳은 엘 콜레초라는 곳이다.


타파스 전문점이라기보단 레스토랑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로제 와인을 한잔 더 할까 고민하다가 엘 콜레초의 시그니쳐 칵테일을 시키기로 한다.





리모나다 레오네사 ("Limonada Leonesa"), [레온의 레모네이드]란 이름을 가진 칵테일을 주문했다.


레몬주스와 레드와인을 섞은 칵테일인데 스페인의 상징적인 칵테일인 상그리아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백설탕이라도 탄듯한 단맛이 강하고 시큼한 향이 전혀없어 목넘김도 부드러웠다.


같이나온 타파스는 케사디야 ("Quesadilla")와 흡사한 맛이었다.


맛을 보라는 건지 아니면 외국인들을 위한 배려인지 하몽 두 조각도 같이 주셨다.


하몽이 딱딱하고 질기다. 오래되거나 퀄리티가 좋지 않은 하몽일게 분명하다.


레온에서 타파스하면 빼 놓을 수 없는 하몽 하몽("Jamon Jamon")가게에서 맛볼 수 있는 하몽과는 비교도 안될 듯...


(창밖에서 가게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데, 가게 천장을 하몽이 빽빽하게 메꿔져 있었다.)


하지만 하몽하몽 가게는 아쉽게도 오늘 하루 휴업을 한단다.





이어서 네번째로 향한 피제리아 라 콤페텐시아 ("Pizzeria La Competencia")


타파스보다는 피자로 유명하다는 피자집인데 술을 주문하면 피자 한 조각이 무료로 제공 된다.


아헤스에서 처음 접해본 클라라 콘 리몬 (레몬주스가 들어간 맥주)을 시켜서 와인으로 텁텁해진 입맛을 되살려주었다.



티비에선 스페인과 크리아티아가 열심히 공을 차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가 뭐고, 레알 마드리드가 뭔지...


축구에 관심이 없는 나에겐 의미가 없어 먼나라 동네 공차기쯤 되겠구나 생각 했지만 


마치 축구가 국심이라도 되는듯 목에 핏대를 세우고 응원하는 아재들로 하여금 동네 전체가 열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하긴 알베르게 주인들은 스페인이 축구를 지는 날이면 밤길을 조심하라고 조언해줄 정도니...


나도 그들의 열정에 살포시 얹혀 스페인을 응원했다.


(하지만 2대 1로 패배)





본격적으로(?) 마시기 위해 다섯번째로 향한곳은 시드레리아 엘 카뇨 ("Sidreria el Cano")라는 곳이었다.


스페인의 독특한 사과술인 시드라 ("Sidra")를 전문으로 하는 펍이다.


시드라는 사과로 만든 사이더 ("Cider"), 즉 알콜 농도가 낮은 술이다.


북미로 전해지면서 인위적으로 탄산을 넣어 만든 "과일 사이더"로 변형 되었다.


'맛'이 다가 아닌데... '멋'을 홀라당 제외하고 맛만 추구하는 미쿡인들과는 달리,


스페인에서 시드라란 술을 1미터 높이에서 잔에 떨어트려 직접 거품을 생성해서 마시는 풍습이 있는 술이다.


서버가 직접 따라줘야하는 수고를 덜기위해 기계가 개발되었단다.


버튼을 누르면 기울어진 잔의 한 면에 부딪히면서 1미터 높이에서 따르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수 있단다.





다시한번 순례자가 아닌 '술'례자가 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취하기 위함이 아닌 스페인의 타파스 문화를 즐겨보자는 취지였다.... 라고 말은 하지만 취해버렸다.


나 혼자만 즐거워 하는게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된다.


"심심하진 않아?" 라는 내 물음에 윗니는 "분위기에 취해있다"며 지루하지 않단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조용한 분위기의 바였다.


중년의 신사들이 창가에 홀로 앉아 위스키나 꼬냑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콜라 한잔과 쿠바리브레 한잔을 시켜 마지막으로 잔을 부딪혔다.


"[윗니야] 내일 잘 걸을수 있겠지?"


"응!" 한시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그녀.



내일 또다시 카미노 길에 오르게 된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발병은 길 위에 오르기 전까진 잘 모른다.


내일은 카미노가 우리의 길을 축복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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