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 de Santiago|| D22 & 23. Ep.51 식중독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Twenty Two & Three
Episode Fifty One
2 0 1 6. 0 6. 2 4


Intoxication




▲사진출처: JoyontheCamino


카미노에서 한번쯤은 호되게 아파 걷지 못할날이 있을거라 예측했었다.


피레네를 넘으며 마셨던 벌레시체 물도,

팜플로나에서 마신 위스키 한병도,

스페인에서 줄기차게 먹어왔던 소금 반, 오일 반 요리도 버텨온 나지만,

폰세바돈의 냉동음식에 한방 KO를 당했다.




아쉬운 저녁식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든지 두시간즈음 되었을까

속이 좋지않아 고양이걸음으로 침실을 빠져나와 변기를 향해 냅다 뛰었다.


"우웩~!"


내장을 뱉어버릴 것같이 구토를 했다.

먹은것도 없는데 뭐그리 많이 쏟아져 나오는지..

한참동안 변기를 부여잡고 있다가

다행이도 헛구역질이 잦아져서 침실로 돌아갔다.

다시 잠자리에 들까하다, 몸이 찝찝해서 샤워를 하기로 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물 아래에 한참을 서있었다.


'뭐가 잘못되었던 걸까?'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현기증이 나서 타일 바닥에 철푸덕 앉아버렸다.

얼마나 격하게 구토를 했는지 갈비뼈 근처 근육이 아파온다.


'왜이러지?' 라는 생각과 함께

저녁에 먹었던 냉동음식이 뇌리를 스쳐지나 간다.


식중독이다.




물기를 대충닦고 침대로 돌아가 쓰러지듯 누웠다.

옆 침대를쓰던 윗니가 깨어있다.


"무슨일이야? 괜찮아?"


"응....아니... 잘 모르겠어"


잠시 누워있는데 몸이 으실으실 춥다.


"추워..."


자신이 덥고있던 이불을 내게 덥어주며 내 이마에 손등을 가져다 대는 윗니.


"열나는데?!?"


한밤중에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아 괜찮다고 했다.


괜찮지 않았다.

두꺼운 겨울이불을 두개나 덥고도 몸이 사시나무 떨듯 바들바들 떨린다.

머리는 깨질것 같고 일어설 기운조차 없다.


"내 배낭에서 구급가방좀 가져다 줄수있어?"


설사약인 로페라미드와 진통제인 이부프로펜을 입어털어놓고 괜찮아지길 기도했다.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


.

.

.


'언제 잠들었던거지...'


커튼사이로 들어온 아침햇살이 선분홍빛으로 방안을 물들이고 있었다.


머리맡에 앉아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내려다 보고있는 윗니.

눈이 충혈되어 있다.


내 이마엔 젖은수건이 올려져 있다.

밤새 내 곁에서 병간호를 했나보다.


"몸이 아직도 불덩이 같아... 상점 열면 약 구해올게 조금만 참아"


힘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눈꺼풀이 무거워 눈이 감기고 다시금 잠들었다.


"잠시만 일어나볼래?"


다시 눈을 떴다.

날 일으켜 앉히더니 차잔을 건네는 윗니.


"이거 속앓이에 좋은 차래. 조금 마셔봐."


차를 들이키는 사이 어디서 구해왔는지 체온계로 내 체온을 재는 윗니.


숨죽이고 체온계의 눈금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이내 그녀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일곱시간이 지났는데 아직 39도가 넘어. 안되겠다 응급차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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