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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29. 23:57

Ep.14 계속되는 호이안 맛집 탐방|베트남|호이안|

격하게 잤다. 격하다는 표현은 보통 의식 속에 진행되는 행동에 부여되는 수식어지만, 어젯밤 취했던 잠은 무의식적인 수면이 절대 아니었으므로. 격하게 잤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인거 같다. 여행 중 하루일과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성취감을 주는가 보다. 아무리 피곤해도 필사적으로 세었던 양 백 마리에도 쉽게 잠들지 못했던 일상에서 난, 하루에 대한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채 밤을 지새우곤 했다. 불면증이라 쉽게 넘겨짚던 무의식적인 시간에 괴로워했던 반면, 여행중 난 매일밤 무슨 생각을 하며 잠들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쉽게 잠든다. 사족) 그래서 종종 블로그 글을 쓰며 윗니에게 물어본다, 이날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떻게 잠들었는지 새벽 5시 반. 분명 부족한 수면시간이었지만 어제밤 호..

2018. 1. 17. 19:54

Ep.11 알고 보면 정 많고 선한 베트남 사람들. |베트남|닌빈|

4시간 정도를 광활한 농지대와 농촌 마을을 가로지르던 버스는 카르스트 바위의 발치 앞에 멈춰섰다. 닌빈이라는 짤막한 소개와 함께 하차하라는 기사 아저씨. 그의 명령에 배낭과 함께 길가에 버려졌다. 두리번 거려보니 영어 간판이 즐비하다. 여행자 거리인가. 구글 지도를 켜보니 땀꼭 근처에 핀을 떨군다. 화장실이 급하다는 윗니. 다낭행 기차표 구매 문의를 빌미로 여행사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이왕이면 좋은 화장실을 써보자는 마음에 간판이 가장 큰 업소로 들어갔다. 어느정도의 수수료는 예상했지만 배불뚝이 사장은 인터넷에서 알아보았던 가격보다 20달러나 뻥튀기된 가격을 제시한다. 당황해하는 나에게 서둘러서 구매하지 않으면 매진될 거라며 재촉한다. 배부자 사장 욕심부자였구만. 마주친 그의 동공이 흔들린다. 윗니가 나..

2017. 5. 26. 18:44

Ep.1 하노이에서의 첫 날! 9박10일간 베트남 배낭여행 |베트남|하노이|

12월 3일. 유난히 추운 겨울 아침. 소풍을 앞 둔 어린아이처럼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이기지 못하고 잠을 설쳤다. 피곤할법도 한데 집을 나서려고 준비하는 내내 하품한번 하지 않을정도로 아드레날린이 온몸을 일깨워 놓았다. 혹시라도 까먹고 챙기지 않은게 있나싶어 방을 두세번 스캐닝 했다. 배낭을 어깨 한쪽에 짊어지고 혹시라도 매형이 잠에서 꺨까 싶어 고양이 걸음으로 현관문을 나선다. 새벽 공기가 생각보다 더 차다. 몸을 한번 부르르 떨고선 외투의 지퍼를 턱 밑까지 올려 잠궈본다.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인적이 드문 길 거리를 가로질러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큰 배낭을 멘 내 모습이 눈에 띌 법도 한데 어찌하다보니 주말 산행을 가는 등산객들과 섞여 자연스레 묻혀갔다. 약속한대로 약수역에서 윗니를 만났다. 이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