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Ep.6 지상낙원에서 즐기는 시체놀이.

20분 동안 해안길을 탈탈거리며 씐나게 달리던 썽태우는 한적한 항구에 다다르자 먼지를 일으키며 멈춰섰다.


닭장안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암탉마냥 성태우를 가득채웠던 승객들은 


운전기사 아저씨가 내리라고 하자 우루루루 내려서


배에 오르라고 하자 또 우루루루 승선했다.


늦장을 부리며 마지막에 배에 오르게된 우린 사람들이 왜저렇게 서두르냐며 혀를찼지만,


다서여섯자리를 차지하고 드러누운 백인들을 보고나서야 후회를 했다.


저녁 9시 45분부터 계속 이동하고 새벽 6시까지 단한숨도 못잔 난 금방이라도 쓰러저 뒈질거같았지만


말 수가 급격히 줄어든 현진이를 보고있자니 또 오지랖이 발동...


결국은 내가 앉아있던자리까지 내 주고선 갑판위로 올라가서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잠을 쫒았다.




조금 편하게 다녀도 될법한데 내가 짠돌이병에 걸린이상 힘든 루트를 선택해버렸다.


자리를 뺐어서 눕고싶은 마음은 벌써 하늘을 뚫고 국제 우주 정거장의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지만


미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해서


꼬따오까지 가는 3시간동안 자게 내비뒀다.


섬에 도착하는 뱃고동소리가 울리고 나서야 현진이는 잠에서 깨어났고, 


누울자리가 생기자


잠깐이나마 눈을 붙이려고 누워서 5분동안 기절.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당장 오늘밤 지낼 숙소 걱정이되기 시작했다.

방콕에서 사전에 다이빙리조트를 알아보지않은 결과 발품을 팔아야했다.


배에서 내려서 꼬따오의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을 기력도 없어서 서둘러서 항구밖으로 이동했다.


항구 입구에서부터 이름표와 브로셔를 든 삐끼들이 달려들었다. 


코앞에 브로셔를 들이대면서 오라고 유혹에 넘어갈뻔했지만,


고귀하신 가이드북을 펼쳐보니 현진이와 나에게 가장 적합한 리조트는 네곳으로 추려졌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우리가 가야할 한국 다이빙 강사가있는 리조트의 직원들은 보이지 않았고 


잔머리가 우주최고라고 보장 할 수 있는난 제일 좋아보이는 리조트 (삐끼중에 옷을 제일 잘 입은사람)를 선택해서 당당하게, 


"내가 오늘 당신네 리조트에서 지낼거니 픽업을 해주시오"


라고 주문하자 별 의심없이 우리말고 다른 투숙객을 두명 더 픽업해야하니 잠시만 기다리란다.


'(ㅡ,.ㅡ) 너무 쉬운데...?'


잠시후 백인커플 두명이 느그적느그적 걸어와선 예약 정보가 담긴 종이 같은걸 내밀더니, 당당하게 픽업트럭에 올랐다.


뻘줌하게 서있던 현진이와 나는 최대한 당당한척 트럭에 따라 올랐다. 


백인커플 둘과 통성명을 해보니, 커플이 아니라 남매란다... '웁스!'


스리슬적 다이빙가격과 투숙가격을 알아보니 오픈워터 다이빙 가격은 어딜가나 비슷하고 꼬따오에선 다이빙 입문코스를 신청하면 투숙은 무료란다. 


*소수의 리조트가 시행한 프로모션*


우리가 도착한 곳은 반스다이빙 [Ban's Diving].


입구만 보아도 어마어마한 규모에 삐까번쩍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었다.


가방을 잠시 맏겨두고 해변쪽에 위치한 컨시어지로 향했다.


컨시어지도 번쩍번쩍;;;


코딱지만한섬에 갖출건 다 갖춘 리조트라;;;


기에 눌려 조신하게 앉아있다가 상담원에게 문의를 해본결과 


한인 다이빙마스터 한분이 있지만, 우리가 있는 기간에는 더이상 새로운 학생을 받을 자리가 없다면서 외국인 강사에게 배울것을 권유했다. 


옆에 앉아있던 현진이를 쳐다보자 싫다는 눈치.


조금 더 둘러보고 온다고 말을 남기고 발품을 팔러 출발했다.


지쳐보이는 현진이는 에어컨이 남극바람을 뿜는 컨시어지 빌딩에 남겨두고 혼자서 섬을 탐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된...


헬. HELL. 지옥. 


온도계 40도를 넘나드는 미친더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벽6시기상. 6시간동안 수산시장 투어.12시간의 이동, 5분간의 기절. 배에서 내려서 잠시의 휴식도 없이 그늘한점없는 섬을 답사했다.


꼬따오섬의 다이빙리조트중 위치상 섬에서 제일높은 지점에있는 코리아팀 리조트도 답사하고 조금 허름해보이는 시쉘 리조트도 답사 한 후 


질문과, 흥정, 타협과 비교를 마친후에야 다시 반스로 돌아와서 현진이와의 타협을 끝마친후에야 반스에서 지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코리아팀 리조트는 해변과 편의시설에서 너무 멀었고 


편리한 위치에 있는 시쉘에서 하고싶었지만 시설이 너무 허름했으며 절대로 에어컨방은 줄수없다는 말에 내린 결정이었다.


윗옷과 아랫도리 그리고 신발마저 땀에쩔어 축축한 모습으로 반스 컨시어지에 다시 들어가 흥정을 시작했다.


"현진이는 다이빙을 하고 난 펀다이빙 4번을 할 테니 에어컨 방을 무료로 주시오"


방긋 웃고있던 여직원은 곤란하다는듯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현진이는 다이빙을 하고 난 펀다이빙 4번하고 2틀밤 더 묵을거니 에어컨 방을 무료로 주시오"


도리도리 잼잼을 반복하던 직원은 곤란하다며 시쉘로 갈것을 권장했고 


난 깊은 한숨을 쉰채 현진이를 데리고 건물을 나왔다.


"웨잇~~~"


신발도 안신고 헐레벌떡 따라나온 여직원.


흥정을 실패해서 꼴도보기 싫은 얼굴이었지만 무슨 꿍꿍이가 있는듯 히죽거리며 우리에게 다가와서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리고선 내 얼굴에 내밀은 계산기. 


거기엔 내가 원했던 가격, 9000밧이 적혀있었고 내 얼굴이 환하게 핀걸 확인한 여직원은 우리에게만 특별한 가격에 해줄테니 다시 들어오란다.


건물에 다시 들어가기전에 앞장서던 여직원은 휙 돌아서더니 제발 다른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말아달랜다.


[근데 여기 지금 기재하고 있다......죄송합니다...어글리코리안 넘버원입니다...]


다만 오픈워터 자격증을 가지고 있던 난 4번의 펀 다이빙을 예약했고 무료로 제공되는 4일밤을 제외하고 2틀밤을 더 계산해서 에어컨방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가 받은 방은 무려 리조트 꼭대기층 풀장이 보이는 에어컨 방!


후딱 샤워를 마치고 카메라만 메고선 늦은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숙소도 해결하고 돈도 세이브했으니 배를 채우고 출발~


가벼운 발걸음으로 무작정 제일 번잡해 보였던 사거리로 향했다.


섬이 워낙 작아서 길을 잃을 일은 없었지만 발품을 팔며 리조트를 알아볼때 섬의 지리를 머리에 저장해 두었다.


워낙 타고나게 길눈이 좋아서 지도없이 여기저기 식당을 둘러보다 로컬중에 제일 로컬같은 Duck99라는 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아, 


1일1팟타이를 추진하고자 팟타이를 시키고 국물이 먹고싶다던 현진이를 위해 쌀국수 미스무리한것도 시켰다.



절대미각을 가진 내가 방콕에서 먹었던 팟타이를 평가해서 8.7점을 주었다면,


꼬따오의 팟타이는 9.5점을 주리라..


감동....또 감동.... 대 감동...


[이날이후 꼬따오에서 보낸 6박7일동안 이틀빼고 매일 아침과 점심 두 끼니를 이 집에서 팟타이로 때웠다]





국수는 쏘쏘였다.


아마도 팟타이의 감동이 너무 크지않았나 싶다...



배를 채우니 꼬따오, "환상의 섬" 의 절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뜨거운 태양, 에메랄드색의 바다, 발가락 사이를 간지럽히며 흐르는 고운모래, 미지근도 아닌 따뜻한 바닷물, 그리고 간드러지게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


지상낙원이다.




피곤도 잊은채 한참을 모래사장을 거늴다가,


난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뻗었다.


아마 시체보다도 핏기없는 얼굴을 하고선 곯아떨어졌으리라.




숨도 안쉬고 자는 주검을 방에두고 현진이는 다른 시간을 보냈다.




오픈워터 다이빙코스는 4박5일 과정이었다; 2일간의 교육을거처 나머지 이틀은 실제로 바다에 나가서 실기시험과 실전다이빙을 실행하는 스케줄이었다. 

그리고 본인이 원하면 5일째되는 날부터 바로 Advanced 다이빙 코스를 이수 할 수 있단다.


현진이는 피곤과 맞서며 오리엔테이션과 기본지식을 배우는 수업에 다녀와야했다.



인기척에 눈을뜨자 옆에는 책이 던져저있고 현진이는 씻지도 않고 곯아떨어져있다.


시간을 확인하고선 두시간정도 더 자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결정!




밥을 먹어야한다는 의지가 꿀잠을 물리치고 우린 술취한 외쿡인들로 붐비는 사이리 해변으로 나갔다.


한참을 또 고민하다가,


꼬따오에서 나름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보이는곳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피자와 까르보나라,


현진이는 양식이 먹고싶었나보다.


여행경비에 큰(?) 타격을 안겨주었지만 


맛있어서 눈감기로...



내일은 아침댓바람부터 오토바이를 렌트 할 계획이다.


꼬따오섬의 불편한점은 대중교통이 없다는 점.


택시나, 오토바이 또는 ATV를 렌트해야 섬 내에서 이동이 가능하다. 


섬 곳곳에 있는 다이빙스팟과 스노쿨링스팟 그리고 전망포인트 등등 볼거리, 할거리가 많다고 하니 사이리비치 (숙소가 위치한 지역) 주변에만 돌아다니기엔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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