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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26. 02:26

Camino de Santiago|| D21. Ep.48 아스토르가에서의 식도락.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Twenty One Episode Fourty Eight 2 0 1 6. 0 6. 2 3 카미노에서 한번도 언급된적이 없었던 아스토르가. 그저 작은 마을이겠거니 생각했던거와 달리 관광객이 북적이는 거대한 관광도시가 눈앞에 나타났다. 성당의 규모와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의 규모로 보아 거대한 도시가 아니였나 예측해 본다. 한때 21개의 알베르게가 자리잡었을 정도로 순례길의 주요 도시로 손꼽혔던 아스토르가. 가난하거나 집이없는 노숙자들을 위해 알베르게에서 숙식을 제공 할 정도로 풍요로웠단다. 하지만, 16세기때 스페인이 영국하고 프랑스와 동시에 전쟁을 치루게 되면서 순례자의 (아스토르가 뿐만 아니라 전 카미노 길에) 발길이 끊기는 이례가 있었다. 그래서 이제..

2016. 9. 22. 00:06

Camino de Santiago|| D21. Ep.47 물집과의 사투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Twenty One Episode Fourty Seven 2 0 1 6. 0 6. 2 3 Nike Airmax "흐엉 추웡" 손발이 시릴정도로 한기가 맴도는 방안. 카스틸-레온 지역으로 들어오면서 일교차가 심해졌다. 어제밤 분명히 일찍 잠들었는데 눈꺼풀이 무겁고 몸에 힘이없다.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선 순간 발 뒤굼치에서 이상하리만큼 날카로운 고통을 느꼈다. 침대 귀퉁이에 앉아 검사해 보니 새끼 손톱만한 물집이 잡혀있다. 졸린눈을 비비고 바늘을 집어들었다. 뒤굼치라 그런지 유난히 두꺼운 굳은살을 뚫고 물을 빼는데, 누런 고름이 흘러나온다. 방문을 여니 부엌에서 아침을 차리고 있는 비아트리즈 누나. 아침을 먹지 않겠다는 윗니와 나를 위해 샌드위치를 싸주셨다. 준..

2016. 9. 21. 23:21

Camino de Santiago|| D20. Ep.46 자각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Twenty Episode Fourty Six 2 0 1 6. 0 6. 2 2 Ode to the Camino 산 마르틴 델 카미노("San Martin del Camino") 에 도착해서 알베르게로 향해 전력질주 하였다. 공영 알베르게가 있지만 코골이들을 피해 사설 알베르게에서 지내고 싶었던 이유였다. 그리고 레온에서 꽉찬 숙소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있었기에... 수용인원이 8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라 카사 베르데 ("La Casa Verde"). 이름과 걸맞는 초록색 ("Verde") 집이다. 개인집 1층을 개조해서 순례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곳이었다. 알베르게에 들어서자마자 주인을 대신해 기똥차게 잘생긴 보더콜리 멍뭉이가 우릴 맞아주었다. 강아지를 무..

2016. 9. 20. 12:57

Camino de Santiago|| D20. Ep.45 다시 순례자의 신분으로 산 마르틴을 향해!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Twenty Episode Fourty Five 2 0 1 6. 0 6. 2 2 Los Peregrinos 대망의(?) 날이 밝아왔다. 발에 아무런 고통없이 일어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 "오늘 컨디션은 최고다!" 라고 외쳐보지만 다시 아플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선다. 어제 지엘로에서 아점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들렸던 과일과에서 산 바나나와 납작 복숭아로 아침을 해결했다. 오늘은 결의가 조금 남다르다. 레온에서 쉬면서 하루를 잃은 걸 커버하려면 (카미노 길을 걸었던) 지난 18일보다 더 열심히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혹 베드버그가 남아있을 배낭을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짊어매고 등산화 끈을 질끈 동여맨 후 출발을 외쳤다. 새벽공기가 새롭게 느껴진..

2016. 9. 19. 12:28

Camino de Santiago|| D19. Ep.44 레온에서 타파스 투어!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Nineteen Episode Fourty Four 2 0 1 6. 0 6. 2 1 Tapas Tour 오늘 저녁은 "무료 타파스"로 유명한 레온에서 타파스 투어를 할 계획이다. 워낙에 저녁 장사를 늦게 시작하는 스페인인지라 타파스 투어를 가기전에 카르푸에서 간식거리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낮에 지엘로에서 포장해온 초콜릿 케잌과 함께 간단한 저녁을 먹고 타파스로 유명한 산 마르틴 광장("Plaza de San Martin")으로 출발! 석양을 뒤로하고 미로같은 골목길로 들어섰다. 2틀째라고 패기있게 지도도 없이 돌아다닌다. 이제는 확실히 순례자보다는 여행자의 들뜬 마음으로 '즐거움'을 찾아 돌아다닌다. 역시나 간사한게 사람 마음이구나 싶다. 분명 카미노길을..

2016. 9. 16. 12:20

Camino de Santiago|| D19. Ep.43 관광객의 신분으로 레온 시티투어!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Nineteen Episode Fourty Three 2 0 1 6. 0 6. 2 1 Tourists 정말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시계 알람소리가 아닌 배에서 나는 자연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얼마나 열심히 잤는지 눈을 뜨기 전부터 고파오는 배... 기지개를 켜며 손목시계를 보니 아침 10시가 다 되어간다. 보통 10시라면 열심히 걷고있을 시간인데... 하루를 쉬어가기로 선택한 난 꿈속에서 카미노를 걷고 있었다. 내 인기척에 잠에서 깼는지 옆 침대에 있던 윗니도 기지개를 켜고있다. "잘 잤어?" 코를 콜았나? 쇳소리처럼 거친 내 목소리. "응 완전! 그녀도 꿀잠을 잤는지 목이 잠겨있다. 느긋하게 준비를 하니 11시가 넘어서야 숙소를 빠져나왔다. 레온의 북쪽끝..

2016. 9. 15. 13:13

Camino de Santiago|| D18. Ep.42 레온의 낮과 밤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Eighteen Episode Fourty Two 2 0 1 6. 0 6. 2 0 Leon 베드버그.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릴만큼 혐오스러운 벌레. 인도에서 베드버그에 당한걸 생각하면 아직도 온 몸이 간지러울 정도다. 윗니를 만난 이후로 매 알베르게마다 침구를 세심하게 검사해 왔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발가락부터 시작해서 얼굴을 제외한 내 온 몸에 삶의 터를 만든 베드버그. 이곳을 자르시오하는 점선처럼 길게 뻗어있는 그들의 발자취를 정말로 잘라 버리고 싶었다. 숙소를 가로질러 배낭이 있는 침실로 돌아왔다. 팬티바람으로 괴성을 지르며 뛰어가는 나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지만, 서둘러서 배낭을 격리시켜야 했다. 그런 나의 모습에 잔뜩 놀란 윗니는 "왜 그러..

2016. 9. 13. 13:10

Camino de Santiago|| D18. Ep.41 페드로 아저씨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Eighteen Episode Fourty One 2 0 1 6. 0 6. 2 0 Pedro 걷는걸 포기하고 같이 버스를 타겠다는 내 말에 윗니의 눈빛이 요동친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그녀, 다급하게 나를 말린다, "아니야 너 자신과 한 약속이 있잖아. 나 때문에 약해지는거 싫어..." 그렇다, 푸엔타 라 레이나 이후로 어떠한 도움도 받지 않겠다는 내 자신과의 약속. 그래서 여지것 찢어질 것같이 아픈 무릎을 질질끌고 여기까지 왔다. 내가 카미노에 처음 오르게 된 이유를 잠시 되돌려 본다. 우울했던 내 과거의 자신을 버리고 더 나의 내 자신을 찾기위해 그리고 끊기없이 살아온 삶에 처음으로 끝까지 무언가를 열심히 해보기 위해서 였다. 중간에 포기할거라는 걱정..

2016. 9. 12. 11:41

Camino de Santiago|| D18. Ep.40 선택의 기로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Eighteen Episode Fourty 2 0 1 6. 0 6. 2 0 Parallel 공기가 차디찬 이른아침, 화장실이 침실과 동떨어져 있어 근처에 있는 빨래터에서 이를 닦고있는데 보름달의 빛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생장에서 등지고 출발했던 신월(新月), 초 하룻날의 달, 을 본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보름이 훌쩍 다가오다니... 시계의 눈금처럼 지평선을 향해 고개를 떨구는 달을 넋놓고 바라보았다. "젊은이가 달을 바라볼 줄도 알고. 요즘 세대답지 않네?", 인기척 없이 내 옆으로 다가온 영국 할머니. "저의 엄마가 보름달이 뜰대마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거든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둘다 달 밝은 날에 돌아가셨다며, 부모님에게 (달을 향해) 하는 기도라면..

2016. 9. 10. 13:03

Camino de Santiago|| D17. Ep.39 카미노의 대화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Seventeen Episode Thirty Nine 2 0 1 6. 0 6. 1 9 A conversation 베르시아노에서 부터 오늘의 도착지인 엘 부르고 라네로 ("El Burgo Ranero") 까지 남은 7km를 한시간만에 완주하였다. 이유인 즉슨, 아침에 마주쳤던 한국 남성분이 우리 앞을 걷고 있길래 승부욕이 생겨서 였다. 그도 우리를 의식했는지 속도를 늦추지 않았고 쓸데없는데에 승부욕 낭비하는게 취미인 난 윗니의 손을 꼭 붇잡고 미친듯이 걸어 그를 제쳤다. 변태같은 승리의 미소를 짓고있자 "그렇게 좋아?" 라고 물어오는 윗니. "응! 넘나 좋은것"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걱정 했던것과 달리 규모가 조금 있어 보이는 엘 부르고. 마을에 도착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