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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9. 17:19

태국|| Ep.23 치앙마이에서 맛 본 인생카레!

치앙마이에서의 둘째날이 밝았다. 저녁에 내가 춥다고 징징대서 에어컨을 좀 줄여자고 일어났더니 방이 아주 찜통이 되어있었다. 땀이차서 촉촉해진 방댕이를 의식적으로 벅벅긁어주고 쌔근쌔근 자고있는 현석이를 위해 에어컨을 이빠이 틀어주고선 잠시 누워있었다. 잠시 미뤄두고 있었던 걱정들이 머리를 가득 채운다. 여행밖의 걱정들은 아무리 고민해봐도 의미가 없다, 수철이 형님에게 연락을 해보기로 한다. 형, 내일 저녁 6시에 출발해요. 후딱갈테니 카톡으로 지금 계신 숙소정보 알려주세요. 혹시나 수철이형이 다른지역으로 이동할까 걱정이 된다. 내가 왜 이렇게 형에게 메달리는 걸까? 분명 좋은 사람은 맞지만, 내가 동행에 이렇게 목숨을 거는건 표면에 보이지 않는 이유가 있으리... 방콕에서 밍기적 거리고 있는 나를 이끌어 ..

2016. 3. 3. 23:10

태국|| Ep.22 도보로 치앙마이 정복

빽빽히 들어서서 미로를 형성한 건물들 사이로 사람과 차, 쓰레기와 주인없는 개들만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을뿐 인도의 자이살메르처럼 성벽내에 역사와 모던함이 어우러져 있길 바랬는데... 가이드북에 적혀있는 "역사가 숨쉬는"이란 형용어는 누구의 술주정부리였는지 만나면 귓방망이를 한대만 때려주고 싶었다. 얼마 달리지 않아 성태우는 혼잡한 사거리에 멈춰섰고 기사 아주머니는 "타페게이트" 라고 외치며 내리란다. 썽태우에 마구 구겨넣어진 외국인들도 같이 내릴 줄 알았는데 다들 지도에 얼굴을 파묻고 위치파악을 하고있었다. 눈을 마주치니 얼굴을 절레절레 흔들면서 자기는 아직이란다. 폴짝 뛰어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맥도날드도 보이고, 스타벅스도 보이고.... 성벽같은게 보인다, 타페게이트 인가보다. 현석이도 같이내려서 숙..

2016. 3. 2. 10:09

태국|| Ep.21 페이스 체인지! 치앙마이 입성!

커튼사이로 따갑게 내리쬐는 아침햇살이 너무좋다. 밤새 신나게 달리던 기차는 도시 변두리에 근접했는지 서행을 하고 있었다. 뒤뚱뒤뚱 덜컹거리는 기차의 느릿한 리듬에 맞추어 내 심장박동도 느긋하게 가슴을 두드려댔다. 아래 벙크베드(Bunk Bed)에 자고있는 현석이가 깨지않도록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와 복도의자에 앉았다. 햇빛에 달궈진 창문에 머리를 맞대고 폐를 쏟아낼 기세로 하품을 해대다 창밖이 이뻐서 멍을 때린다; 방콕과는 대조되는 초록색이 가득한 산길에 빨려 들어가고있는 기차. 이런 기차여행이라면 몇일, 아니 몇달이라도 좋을듯하다. 잠도 깰겸 바람을 쐬고싶었다. 침실칸 문을 열고 열차 연결부분으로 들어서자 태국의 익숙한 끈적함이 온몸을 끌어안았다. 문에 매달려 고개만 뺴꼼 내밀고 아침공기를 폐 안 깊..

2016. 2. 2. 20:18

태국|| Ep.20 굿바이 방콕! 치앙마이로 기차여행!

글쓰기에 앞서 부탁하나 드리겠습니다. 글 아래에 있는 공감버튼을 한번씩만 눌러주세요~ 글쓴이에게 힘이 된답니다. -밤비 이번편도 음악과함께 ▲Damien Rice || Delicate 기차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너무나 가볍다. 다시 혼자가 됐다는게 두려움보단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이번 여행 시작부터 계속해서 누군가와 동행을 하게 되었던건 축복받은 일이지만, 여행중에는 혼자만의 자유를 선호하는 내 취향상 말못할 답답함이 머리위에 눌러앉아 날 짓누르고 있었다. 호텔에서 뛰쳐나온뒤 생각없이 바로 택시를 잡아탔다. 근래에 돈을 쓰는게, 그리고 편한걸 찾는 습관이 벌써 몸에 베어버린것 같다... 무슨 허세끼가 끼었는지...없는놈 인심이 더 좋다고,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팁을 후하게 드렸더니 배낭까지 짊어메고 창구 ..

2016. 1. 13. 19:19

태국|| Ep.19 잠깐의 이탈, 실수와 만회

홍익인간은 여전하다. 마음은 분명히 어딘가를 가길 갈망하는것 같지만 손발이 묶인듯 홍익인간에서 장기투숙하고 있는 여행객 5명. [난 마음속으로 그들을 "방콕 독수리5형제"라 부르고 있었다...] 자신을 변호사라고 소개한 30대중반의 독수리 5형제의 맏형은 "또왔어?" 라며 날 반겨주셨다. 나머지 독수리 형제들은 여느때와같이 도미토리에서 널브러저 있었고, 독수리5형제의 기에 눌려 겉도는 다른 투숙객들은 그들만의 그룹을 형성했는지 1층 라운지에서 여행담을 늘어놓고있었다. 무슨 이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첫날부터 자연스럽게 독수리5형제의 그룹에 소속되어 홍익인간에 있는동안 알수없는 권력을 누릴수있었다. 미묘한 계층이 형성이 되어있고, 어떠한 실수도 용남되지 않을것같은 집단, 홍익인간으로 돌아왔다. 형진..

2016. 1. 13. 11:15

태국|| Ep.18 꼬란에서 헤롱헤롱

일찍 일어나서 이동하자는 계획은 "계획"일뿐이다 라는걸 엄격히(?) 준수하고, 중천에 떠있는 햇빛을 스포트라이트마냥 받은채 나반(Na Ban)선착장으로 향했다. 녹슨부분을 페인트로 덕지덕지 눈가림한 배에 올라 삐걱거리는 소리를 자장가삼아 잠깐 졸았더니 눈깜짝할새에 꼬란에 도착. 선착장으로 서두르느라 공복이었던 형진이와 나는 곧장 음식점으로 향했다. 시장바닥마냥 시끄럽던 음식점엔 하나투어를 통해 온 한인 단체관광팀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어글리 코리안과(단체관광에대한 나의 선입견) 섞이고 싶지 않았던 우리는 음식점 구석에 자리잡고 메뉴를 정독했다. 아쉽게도 우리 주머니 사정과 맞는 음식은 볶음밥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한국사람들은 뭐 먹나 두리번 거렸더니 부엌아주머니 한분이 나오시더니 다짜고짜 "신라면?..

2016. 1. 13. 10:30

태국|| Ep.17 친구따라 파타야가다.

홍익인간에 있다보니, 잉여가 되어버렸다. 늦은 아침에 일어나 같은 사람들과 같은 인사를 나누고, 같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배고플때 밥을 먹고, 졸릴때 잠을자다가 아무것도 하기싫을때는 의자에 파뭍여 말도안되는 말들을 일기장에 끄적여댔다. 버스킹을 하려고 3만원에 구입한 기타는 그저 심심풀이용 장난감이 되어버렸고 어딜가서 무얼하겠다는 생각은 하루에도 두세번씩 내리다 말았다하는 방콕의 비처럼 내 마음속 한켠에서 깜박이며 점 점 희미해져갔다. 그러다 형진이란 친구가 나타났다. 여행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부산하게 움직여대던 형진이는 파타야를 가야한다며 근처에 있는 여행사를 추천해달라 했고 홍익인간 바로옆에있는 여행사에 같이가서 예약을 도와주려다 내 티켓까지 같이 두장을 끊었다. "같이가자?" 라는 뜬금없는 내 ..

2015. 11. 14. 01:31

태국|| Ep.16 다시 시작하는 여행.

현진이와 보냈던 12일동안의 여행이 끝이났다. 아침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홍익인간으로 내짐은 옴겨둔후 택시를 잡아 수완나품공항으로 향한다. 달리는 택시 창밖에 보이는 공항이 가까워질수록 시원섭섭한 마음이 더 커져갔다. 무언가 더 배려하고, 더 재밌고 더 알찬 여행을 시켜줄수있었을거 같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도 들고 혹시나 내 욕심때문에 너무 끌려만 다녀서 싫었던건 아닌지 걱정도 되었다. 옆에서 똑같이 창밖을 보고있던 현진이에게 물어본다, "여행 어땠어?" "좋았어," 라는 짤막한 대답에 괜히 제발을 저렸다. 눈을 피하며 다시 되물었다, "좋긴 뭐가 좋아 고생했지... 그래도 생각나는건 몇개있지? 꼬따오 좋았잖아" "응 좋았지," 라고 대답하는 현진이의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다음에 엄마 아빠랑도 같이..

2015. 11. 14. 00:11

캄보디아&태국|| Ep.15 방콕에서 강균성을 만나다.

여유로운 아침의 공기가 싱그럽다. 어제 완료한 "앙코르 유적지 하루만에돌기" 퀘스트를 끝내고 성취감에 휩쌓여 행복에 젖은 여유이다. 현진이보고 천~~~~천~~~히 준비하라고 말하고 호텔 테라스에서 와이파이를 만끽했다. 검색기를 돌려보니 펍스트리트 (Pub Street)와 올드마켓이 시엠립 도시의 주요명소인듯하다. 메콩강 투어도 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비추가 너무심해서 다음을 기약해 본다. 어짜피 현진이를 방콕에 데려다주고 캄보디아 > 베트남 > 라오스 루트를 생각하고있어서 미련은 없다. 걸어서 올드마켓으로 향했다. 시엠립에 얼마나 있었다고 동네 길은 벌써 빠삭하다. 방콕과 비슷하게 낮에는 로컬들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길 건너편에 있는 펍스트리트에서 밤새 씐나게 놀고 낮에는 하루종일 자고있을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