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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8. 28. 12:20

Camino de Santiago|| D12. Ep.28 약속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Twelve Episode Twenty Eight 2 0 1 6. 0 6. 1 4 Promise 부르고스 마을에 진입해서 알베르게까지 찾아가는 길이 생각보다 길다. 몸은 지칠대로 지쳐있지만, 매번 목적지 도시에 도착하면 생기는 아드레날린 덕분에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해서 걷는다. 이제것 지나쳐왔던 도시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의 부르고스. 스페인 북쪽지방 특유의 중세분위기보다는, 광역 도시권의 느낌이랄까? 걷는도중, 안경점에들려 부러졌던 발렌타인의 선글라스를 고치고 약국에 들려 빈곤해져가는 구급상자를 새로운 물품들로 보급 해줬다. 끝없이 펼쳐진 아스팔트길을 걷다보니 도시 분위기가 갑자기 변한다. 중세분위기로... 스페인의 마을들은 올드타운(Old town)과..

2016. 8. 27. 10:07

Camino de Santiago|| D12. Ep.27 버리는 길 카미노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Twelve Episode Twenty Seven 2 0 1 6. 0 6. 1 4 Unburden 숙연한 아침이다. 간단히 아침을 먹으면서도 다들 말을 아낀다. 짙은 표정으로 서로의 눈치만 보았다. 조용히 준비를 마치고 카미노 길 위에 오른다. 모두들 카미노 길에 오르면서 이루고 싶은게 있다고했다. 제각각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무언가를 버리려 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누구는 옛사람을, 누구는 습관을, 누구는 미련을...그리고 나는 나약했던 과거의 나를 버리고자 했다. 걷고 걷고 또 걷고, 미친듯이 걸으면서 카미노 길 위에서 과거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찾고자 했다. 하지만, 너무 좋은사람들을 만나 잠시 목표를 잊고 지냈다. 어쩌면 굉장히 심원(深遠..

2016. 8. 27. 10:00

Camino de Santiago|| D11. Ep.26 그림자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Eleven Episode Twenty Six 2 0 1 6. 0 6. 1 3 Shadow 아헤스에 도착하니 처음보는 순례객들로 가득하다. 6월2일부터 생장에서 같이 출발한 순례객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게 느껴진다. 매일 아침 서로에게 부엔 까미노를 외쳐주고 저녁에는 술잔을 맞대던 사람들인데... 이대로 가면 정말 윗니와 둘만 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발렌타인은 총 29일을 잡고 왔기 때문에 언젠가 우리곁을 떠나야한다.) 알베르게에 자리를 잡고 뜨거운물로 씼었더니 피곤이 싹 달아났다. 1층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혼자서 Clara con Limon 한잔을 벌컥 벌컥 들이켜댔다. 끌라라 콘 리몬은 맥주에 레몬 소다를 섞어 마시는 스페인 스타일 음료인데..

2016. 8. 27. 02:17

Camino de Santiago|| D11. Ep.25 행복의 길 카미노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Eleven Episode Twenty Five 2 0 1 6. 0 6. 1 3 Journey forward 정말 오랜만에 한번도 뒤척이지 않고 꿀잠을 잘 수 있었다. 덕분에 첫번째로 일어나 제일먼저 떠날준비를 마치고 패밀리를 위해 아침을 만들기로 한다. 어제 빵집에서 사온 샌드위치거리를 도마위에 펼쳐놓고 손을 씻는데 뒤에서 누군가 아침인사를 건네온다. "어제 그렇게 마시더니, 일찍도 일어났네?" 뒤돌아보니 발렌타인이 "Grandma", [할머니]라고 부르는 중년의 스페인 아주머니가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있다. "별로 마시지도 않았는데요?!?!" 똑같이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니, 할머니의 걸걸한 웃음소리가 주방을 가득메운다. 할머니와는 에스텔라에서부터 술자리를 ..

2016. 8. 25. 06:00

Camino de Santiago|| D10. Ep.24 우여곡절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Ten Episode Twenty Four 2 0 1 6. 0 6. 1 2 Tumultuous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걸까? 어깨에 늘어난 무게만큼, 내 마음도 그만큼 무거워 졌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것은 좋지만 내가 지금 윗니에게 주는게 도움인지 부담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는다. 무슨 의도로, 아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내가 이렇게 무리하면서 까지 자처해서 누군가를 돕고 있는걸까? 좀 멋있어 보이려고? 아니다... 나에게 대한 도전일까? 그것도 아니다... 그녀에게 마음이...? 혼자만의 대화를 하고있는데 윗니가 물어온다, "괜찮아? 나 이제 괜찮은거 같은데..." 괜찮다고 하지만 그녀는 아직도 발이 불편한지 걸음걸이 자세가 불규칙하다. "아니야 앞뒤로 ..

2016. 8. 24. 01:21

Camino de Santiago|| D10. Ep.23 구원의 손길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Ten Episode Twenty Three 2 0 1 6. 0 6. 1 2 Savior 카미노에서 처음으로 알람소리에 잠을 깼다. 머리가 무겁다. 방을 둘러보는데 부지런한 윗니는 벌써 짐을 다 싸서 나갈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엇....이게 아닌데...' 조용히 편지만 남겨두고 혼자 떠나려고 했는데... 침대에 걸터앉아 잠시 생각에 빠졌다. 어젯밤 분명 혼자 떠나겠다고 결심을 했었다. 알람도 새벽 5시에 맞춰두고 마음의 준비도 해뒀는데... 어쩔수없이 직접 내 결심을 얘기해야하나? 모르겠다. 가방을 챙겨서 휴게실로 향했다. 벤치에 앉아 조용히 나갈 준비를 하며 분주하게 혼자 아침준비를 하는 윗니를 지켜봤다. 눈이 마주치자 웃음짓는 그녀. 마음이 약해진다...

2016. 8. 22. 19:07

Camino de Santiago|| D9. Ep.22 선택의 기로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Nine Episode Twenty Two 2 0 1 6. 0 6. 1 1 Clandestine 산토 도밍고 마을 입구에 도착. 순례자들을 제외하고는 거리가 휑~하다.. 마을 입구에서 도보로 멀지 않은곳에 알베르게가 있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겨본다. 롯데형과 알베르게 앞에서 만나자고 했었기에 주위를 둘러보니 알베르게 건물 뒷편에 있는 벤치에 앉아계셨다. "크크크 형님 버스 추우셨어요?" 내 잠바를 빌려입고 계신 형. 덕분에 단번에 알아볼수 있었다. "응 잠바 따시더라" 일찍 도착하셔서 배낭을 알베르게에 맡겨두고 동네를 한번 둘러보셨다는 형. "마트는요?!?!" "엄청 큰거있어!" 카미노를 걸으면서 식비를 아끼려다보니, 저녁을 해먹으려면 항상 장을 봐야했다. 문..

2016. 8. 20. 22:46

Camino de Santiago|| D9. Ep.21 Gratitude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Nine Episode Twenty One 2 0 1 6. 0 6. 1 1 Gratitude "Do you want some coffee?" "Uh... sure!" 알베르게를 관리하는 아저씨께서 부엌을 서성이는 나에게 뜬금없이 커피를 권하신다. 찬장을 뒤지시더니 "카X" 라고 적힌 인스턴트 커피를 들어보이신다. "Korean Coffee!" 라며 웃어보이시는 아저씨. 덥석 받아들고 "물은 어쩌지?" 하고 서 있는데 전자렌지에 물을 데워주시는 아저씨. '아... 그런방법이!!' 덕분에 오랜만에 모닝커피를 한잔하며 패밀리와 아침식사를 한다. 일상에서는 아침을 거르거나 사과 아니면 바나나밖에 먹질 않았는데... 아침을 거르고 걸었더니 현기증이 난 기억이 있어서 ..

2016. 8. 20. 18:08

Camino de Santiago|| D8. Ep.20 무겁고 허전한 마음.

밤비 Camino de Santiago Day Eight Episode Twenty 2 0 1 6. 0 6. 1 0 When the bean spills 나헤라에 도착해서 알베르게로 향하기 전, 큰 마트가 보이길래 저녁거리를 사서 들어가기로 한다. 현재 카미노에서 본 마트중에 규모가 제일 크고 품목도 많아보인다. 먼저 면도기를 집어들었다. 집을 떠나고 지난 9일간 추잡한 수염을 얼굴에 달고 살았더니 어서 뗴어내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계속해서 장을 보며 뭘 해먹을지 고민을 하는데 롯데형이 냉동피자가 싸다며 오늘저녁은 간단히 먹자신다. 냉동음식을 끔직히도 싫어하는 나에게는 최악의 제안이었다. 그래도 큰 형님이 한 결정이라 반박은 못하겠고, 나는 안먹겠다며 뾰로퉁해졌다. 최대한 아닌척은 했지만, 내 표정에서..